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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내가 왜 이럴까?
왜 자꾸 이런 일이 생기는걸까?

오늘도
전에 함께 운동하던 선배들이 얼굴 잊어 버리겠다고 연락이 와서

떡 사들고
장마철이 다시 온 듯이 찌는 날씨에
움직이기 싫었으나
이몸을 그렇게 보고싶어 하는 분들의 즐거움을 생각하니깐 아니 갈 수 없어서 왕림했지요.

그러다가 초보가 거꾸로 친 공에 또 맞았어요. 잉~~잉~

오른쪽 팔꿈치는 개한테 물려서 반창고 붙이고
엉덩이에다 어깨는 미끌어져서 파스 떡칠했고
이젠 왼쪽 손목에 골프공만한 도장까지 찍혔어요

우리아덜은
이 기막힌 사실에 ' 더 나쁜 일 생기지 않을라고 그러는갑다' 라고 하지만
막상 당하고 있는 당사자인 저는
무슨 아주 큰일의 시작을 알리는건 아닌가...? 하여 몹시
불안한 시간의 연속입니다.

그런 일 안당하려고 집에 콕 쳐박혀 있는다 한들
안에서는 안다치겠습니까?
말로는
죽고잡다... 노래를 불렀지만 진짜 마음은 살고잡다...인가 봐요.
겁나거든요?

그런데 가만 생각해 보니
딱 1년전 당했던 일이 생각나대요?
바이올렛님이 올려놓은 웃지못할 남의 불행(*..*)

대형마트 가서 카트 한가득
식구들이 좋아하는 것들을 사서 계산하고 올라 오던 에스컬레이터말고 그걸 뭐라 하는건지...?
하여튼 거기에
카트를 들이밀고 나도 올라서는 순간
누가 다리를 확 걸어 버리는 듯한 느낌으로 앞으로 꼬꾸라졌고
다행히 카트를 잡고 있었기에 완전히 다운되진 않았지만....

카트 손잡이에 매달려 질질 끌려간 몇초

아픈 것은 고사하고 누가 볼까? 하여
허둥지둥 일어서서 휙~ 둘러 보니깐 다행히 주위엔 아무도 없었고

신발 한짝이 저~~기 아랫쪽에서 혼자 구불어 다니고 있고
카트를 올려두고 깨금발뛰기로 깡총거리며 한바퀴돌아 내려가서 신발 줏어신고 다시 아무일없었던 듯이 에스카레이터(?)를 타고 올라서 집에 돌아 왔는데
상처는 생각했던 것보다 심해서
다 나을 때까진 한달이 훨~씬 더 걸렸다는 이야기.

그때의 상처는 흉터로 찐~하게 남았고
도 그 1년이 지나서 다른 흉터를 걸쳐야 할 판이라 ...한숨만.

나이가 들면
아~주 고상하게 늙어 가려 했건만
왜 이렇게 깨지고 자빠지고 흉스런 일만 겪는건지....

누구더러 웃게 하기 위해서라면 작은 즐거움이 될 수는 있겠으나
혼자 조용히 그순간을 돌이켜 보면
안생길 수도 있는데 자초한 것 같아서 자책의 껍질만 더 두터워지고....

허둥지둥대며 그 황망한 순간을 벗어나려 발버둥친 그순간을
부끄러워 해야 하는건지
당연한 반사신경으로 봐야 하는건지.....

습관이 그사람의 모든 것이 될 수도 있다는데
자꾸 이런 일이 생기는 것도 습관이라 표현할 수 있는거니깐

주책맞은 40대 아지매....
스스로
서글퍼 합니다.
누구에게 웃음을 준 것이라면 ...?
제얼굴을 몰라 보았기를....
기억하지 못하기를.....깊이 소원합니다.
  • violeta 2004.09.14 09:46
    언니~ 너무 웃겨... ㅋㅋㅋㅋ 미안해 자꾸 웃음이 나와서~ ㅋㅋㅋ
  • 파랑 2004.09.14 10:10
    짐 웃으면 안되는거 맞죠? 흠흠...그래도 그상황을 생각하니까..혼자 부끄러워서 왜 그런거 있잖아요...근데 그걸 누가 봤대도 얼굴까지 기억하진 않을꺼예요..그러니 안심하셔도 될듯.그쵸?
  • 꽃님이 2004.09.14 13:56
    ㅎㅎ 난 몇달전 목욕탕에서 ㅎㅎ 석이엄마님은 나보다 심하지않네요 ㅎㅎ 난 차마 말을 못하겠네요 ...
  • 석이엄마 2004.09.14 15:01
    빨가벗고 그런 일 당한다믄 더이상 무안한건 없을터....ㅋㅋ 그래도 한꺼번에 당해봐여. 무신 징조인 것만 같아서리....오늘은 금족령!
  • 인주라™ 2004.09.14 18:20
    대민피해 -0ㅡ)/
  • 석이엄마 2004.09.15 08:02
    남의 불행이 나의 행복이 될 수 있고 그때문에 나에게 흔히 일어나는 사건,사고를 흘려 보내게 될 수도 있고....어쨌든지간에 살게 하는 힘이 되는건 나쁜거 아니라.....는 말 하고싶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