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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oleta 2003.01.09 16:43
조회 수 17 추천 수 0 댓글 7




● 겨울이 부르는 소리 ●



소리없이 뿌리는 눈이 어느새 들을 덮었다.
잎을 떨구어 낸 마른 나무 한 그루가 먼 산을 바라 본다.

바람에 말린 나무는 너무 가늘어
눈을 얹혀 둘 힘 조차 없나보다.
바람이 눈을 몰고 오는 소리가 휘~파람처럼 들린다.
꼭이나 내 담장 밑에서
휘~파람 불며 지나가던 까까머리 친구의 장난처럼.
.
.
.
.

겨울이 부르는 소리.
황량한 바람 소리와 낙엽이 바스라지는 소리만 들리는 것이 아니다.
땅에 가슴을 대고 누우면,
내 심장 뛰는 소리와 언 땅의 심장 소리가
서로 화답이라도 하듯 쿵~~쿵 울린다.

오늘 밤에는 내 인연들을 다 만나 보리라.
서랍 깊숙하게 묻어둔 낡은 수첩도 꺼내보고,
마음을 준다며 내 손에 쥐어 주고 간
색 바랜 책도 꺼내보고,
책 속에 낙서하듯 휘 갈긴
모나미 볼펜의 잉크 글도 훑어보리라.

아마도 책 갈피 속에 숨겨져서
내가 미쳐 발견하지 못한 글.
"난 너를 진짜 좋아 해!"란 말이 있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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