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석이엄마 2004.10.14 10:17
조회 수 15 추천 수 0 댓글 6
우울증...이라고 밖에는 부를 수 없었답니다.
내가 왜 이러는지....
아직도.......
시간이 많이 흘러서 어느 정도 정리가 됐다고 생각하지만

단단한 신념과  머뭇거리지 않는 실행으로 살아 왔더랬습니다.
주위 사람들을 사랑하고 사랑 받고 있다고 생각하면서....
그들을 위한 길이 나 자신을 위한거라고 철두철미하게 믿으며......
그러나
삶이란 미처 내가 생각지 못한 곳에서
봇물터지 듯 툭! 하고 문재를 던집디다.

나에게 있어선 그 발단이
큰아이 수능시험 칠 작년 그 무렵,
한꺼번에 그동안 참고 억누르던 생활에 대한 불안이란 놈이 악마의 형상을 하고선 우리 가정을 덥쳤더랬죠.
아파서
이유를 딱 그거라고 얘기할 수 없어
왜? 돈때문이라고...이라고 얘기하는게 자신에게 너무 비참했으니까.
강건하다고 자신했던 모든 것들이 이유를 모른 채
입에 올릴 수 없어 하는 동안에
엉키고 설키고 그와중에도 자잘한 것들이 또 이어지고

자신을 불쌍하다고 생각해 줄 여력도 없이 무너지고
무엇을 잡고 일어서야 하는건지....
일어 서고 싶지도 않았고.......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는 것만이 진실.
내려 서고 싶지 않은데 벌써 가라 앉아 있음을 확인할 수밖에 없는 현실.
내가 뭐 그리 잘못을 하고 살았었다고?

살아야 한다는........
이유를 차치하고도 살아야 한다는 그 지루함.........

그렇게 십개월이 흘렀습니다.
그 동안에 실컷은 아니더라도 함께 떠들어 댈 수 있었던 공간을 발견했더랬지요.
어쩌다가도 그것이 약이 안될때도 있긴 했더랬습니다.

솔직해야 했습니다.
참으로 무참하긴 했어도.......
나는 속물이었습니다.
그 이하도 그 이상도 아닌......딱 그 한마디 속물!!!
자책도 아니고, 자신감도 아닌
사람이기에.....
엄마이기에........
딸이기에..........
언니이기에.........
그자리를 유지할 만큼의 돈이 필요했습니다.
그게 충족이 안되던 3년의 시간동안 소리없이 아팠기에 힘들었는데
그 아픔을 하소연할 곳도
그 하소연을 스스로도 받아 들이기 힘들어서 입을 꾹 다물고 참아 내던 것이 터져 버려서
시간이 오래 걸렸습니다.

죽으라...는 법은 없었습니다.
이제 손잡이가 생기고
발판이 디뎌집니다.
아직은 불안하지만...........
그런데 자신이 확신을 가질 수 없습니다.
아~ 이렇게 살면 되는구나....싶었던게 없습니다.
그냥 삽니다.
해결되는 것도 없고
해결할 능력도 없고
해결되는 것도 안느껴지지만.........

그러나
아무 이유를 모른채 눈물 흐르던 것이 그쳤습니다.
이젠 이유를 조금 알 것 같습니다.
다~~~
돈때문이고
사람이 그리워서입니다.

사람이 희망인데 그 희망이 안보입디다.
내가 희망이 되어 주리라...던 자신감도 없고
그러고 싶지도 않습니다 이젠.
그냥 삽니다.

시간이 흐른 뒤에........
많은 시간이 흐른 뒤에 저는 저에게 무슨 말을 해 줄 수 있을건가요?
잘 이겨 냈다구요?
그냥 잘 살아 냈다구요?

우울증이라고 진단하면 약이라도 있지요.
약먹으면 나을테니까........
권태에서 온답니다.
웃기죠?
호강에 받쳐서 요강에 *싼다...는 옛말!
호강해 보지도 못했는데 제가 그랬답니다.
호강해 보고 싶은데 이젠 더이상 그럴수도 없답니다.
호강할 날이 꼭 있을거랍니다.
그러나 호강해 보지 못할 것 같아서.........많이 아팠습니다.

실컷 울어 버리라....얘기해 드리고 싶어요.
무슨 일인진 모르지만....씻어 질라나...? 잘 모르지만.

겉으로 씩씩하게 웃고 다니다가 무너지지 말구요.
  • 푸른비 2004.10.14 12:45
    권태와 우울증... 가끔씩 저에게도 찾아온답니다. 그 때마다 극복하려고 애를 쓰지만.. 언제그랬냐는듯이 제자리로 돌아오더군요.. 너무 우울해있지 마시고~ 힘내세요^^V
  • 인주라™ 2004.10.15 09:41
    오늘아침 뉴스에 보니까 젊은 아줌마가 두 아들 딸을 독약주사하고 자신도 손목그었다던데...살기넘 힘들어서...안타까운 현실입니다...애들이 무슨죄가...쩝..
  • 석이엄마 2004.10.15 11:03
    바이오님께 힘드릴라꼬 시작했는데...그만 내하소연이 되어버리고 난 항상 삼천포로 빠지는 성향이 다분해서리.....쩝!!!
  • 늘네곁에 2004.10.15 11:43
    그 3년의 시간이 늘이에게왔나봐요...이제 1년 시작즈음? ㅇ ㅏ 힘든다..ㅡ.ㅜ
  • 파랑 2004.10.15 14:02
    앗!! 민방위 훈련이다..........애애앵~~~~~~
  • 자라 2004.10.16 05:58
    앗!! 화재확인출동이다..........애애앵~~~~~~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337 [re] 날씨 넘 좋아요... 자라 2004.10.22 8
1336 행복??? 9 석이엄마 2004.10.16 17
1335 [re] 행복??? 자라 2004.10.18 8
» 권태......... 6 석이엄마 2004.10.14 15
1333 [re] 권태......... 자라 2004.10.18 7
1332 어제는 술마시다.... 15 violeta 2004.10.14 33
1331 [re] 어제는 술마시다.... 자라 2004.10.18 8
1330 간만에 제가 왔습니다~ 16 푸른비 2004.10.12 24
1329 [re] 간만에 제가 왔습니다~ 자라 2004.10.18 7
1328 청명한 가을의 한주가 시작되었네요.. 23 파랑 2004.10.11 33
Board Pagination Prev 1 ... 53 54 55 56 57 58 59 60 61 62 ... 191 Next
/ 1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