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다가....

by 석이엄마 posted Mar 22, 2005

봄이 왔다고 생각되던 어느때부터
물올리려 애쓰는 안쓰런 나이라는게 느껴지던 것도 동시!!!

저절로
살랑대는 봄바람에 속도를 맞춰 함께 피어나던 과거도 있었건만
아~ 이제는
봄이 피어나는 속도를 차창으로 휙- 지나곤 하는 경치구경하 듯 하게 됐구나.
두꺼운 옷 앞섶을 붙잡고는 벗어야 하나? 마나?를 망설이게 되고
다니면서도 괜~히 봄바람에 맞췄구나...를 후회하며 뒤따를 감기를 걱정하게 되었구요.

이런데서 나이 들었음을 절감하는 아줌마!!!!

아이들 있을때의 버릇이 가라앉지를 않아서
늘~ 새벽 1~2시경 잠들곤 하고 아침엔 깨워줘야할 사람 없어도 6시반이면 칼같이 눈떠지곤 하는데
며칠전부턴 다시 11시를 못넘기고
낮잠같은 잠에 빠져들면서
'아~ 이게 봄의 운동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또하나의 징조로구나...' 했었죠.

그러다 한밤중에 악몽을 꾼것도 아닌데 갑자기 나도 모르게 벌떡!
TV는 마구 돌아가며 시끄럽게 혼자 떠들고 있고
뭔가가 느낌이
가슴이 답답하여서 10여분간을 비척거리다 다시 쓰러졌죠.

그랬더니
8시 비행기로 제주에 간다는 남편의 전화에 잠을 깨고
어젯밤 제가 일어나 영문을 몰라했던 그시간에 또 지진이 일어났었다고........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바람도 마구 창문을 흔듭니다.
어젠 그렇게 날씨가 좋아서 기미가 얼굴을 덮는 것까지도 잊을 수 있을 정도로
햇볕바라기 하고 싶었는데
변덕많은 봄날씨 그~대로입니다.

봄은 아이에서 청춘으로 넘어가는 상징같다고들....
그래서 변덕이 주 패턴일까요?
예전부터 저는 부산의 봄날씨를 별로 좋아하질 않았더랬습니다.
형편이 형편인지라~
온도는 높아서 두떠운 옷을 아니벗을 순 없는데
옷틈사이로 비집어 들어오는 바람으로인한 체감온도때문에 옷없는 이의 비애를 온~몸으로 씸-하게
느낄 수밖에 없었다는....
그래서 감기는 제 이웃사촌이 되었고
마구 끓어 오르는 열에 의해 숙성되고자 하는 편도는 늘~ 제 평생친구가 되어 버렸죠.
특히 봄이면 봄을 느껴보는 외출 한번으로 모든 상황은 종료 되다싶이....
더 이상의 외출은 할 수 없을 정도였다는....

그런 봄이 왜 이다지 마구마구 좋아지게 되는지
저는 영문을 알고 싶지가 않습니다.

안즉도 청춘의 덫속에서 허우적대는 모든 영혼님네들~
짧디짧아서 미처 고개 한번 들어 보지도 못한 사이에 도망가는 봄을 잡아두소서~
잠시 라두요.
그리고 그느낌을 저에게도 한조각 던져 주소서~

자다 억지로 일어난 어벙벙한 기분으로 지껄였습니다요~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