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이 생긴 이래로....

by 석이엄마 posted Mar 06, 2005

여기
부산이 올해는 약~간 미쳤습니다.
지난 겨울
겨울 가뭄을 걱정하곤 하던 이곳에 좀처럼 보기 힘든 눈이 잦더니 글쎄~
어제 오후부터
대설 주의보를 비웃는 듯 아~주 화창한 날씨가 연일 이어지던 중
갑자기 진눈깨비처럼 시작된 눈!!!

그게 밤이 되고도 깊어 갈수록 더욱 눈발은 쎄~져만 갔고
장관이 펼쳐지는 풍경에
불편한건 고사하고 어른 아이없이 입에  '이게 무슨 난리람?'이라는 얘길 달고 있었지만
눈은 웃고 있고 신기한 경험에 반짝이기까지.....
집을 찾아들지 못하고 길가에 버려둔 차까지 생겨났구요
그러나 큰 사고 사건없이
그렇게 축복이라 생각되는 큰~눈이 펑~펑~ 내렸습니다.

대구있는 딸에게선
이렇게 좋은 날 남자친구없어 기숙사 밥을 홀로이 먹어야 한다는 한탄소리가 있었습니다.
저는
진풍경에 빠져 있느라
남편과 아들에게 중계방송만 했을뿐 밥안먹어도 배부른 듯한
차오르는 행복을 느끼느라 그아이의 외로움을 토로하는 것에 '흥~흥~' 겉시늉만 했습니다.

부산이 생겨난 이래로 가~장 많은 눈이랍니다.
어려웠던 지난 제시간을 싹- 잊으라는 듯한 마지막 표현같이 여겨집니다.

그러다가도
언제 그런 일 있었냐는 듯이 슬금슬금 녹아 내렸지만
그렇게 또 씻긴 듯이 사라지게 해주는 배려로 생각되는건 아마
마음이 평온을 찾아 가고있는 선택인가~? 합니다.

무슨 선택이냐구요?
모든 일에는 상대적인 면이 있어서
생각하기 나름이라는 말까지 생겨 났잖아요?
이제까지의 저는 늘~
잘되고 있다 싶은땐 안될때를 준비해야 한다고......
안될땐 예상했던대로 나에겐 좋은 일이 오래 가지 못하는 법이로구나...절망하곤 했었죠.

이 나이에
요즘 와서야
깨닫는게 너무 많습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는 말도 수긍합니다.

있는 그대로 놔두고 있는 그대로를 받아 들이기 시작할겁니다.
제딸아이처럼 아주 큰 어려움도 아~주 작게 만들어 버리는 재주는 없지만
이번에 내린 큰 눈을 축복이라고 생각하듯
늘 ~ 그렇게 살아가기를 소원합니다.

올해
의외로 말랐다고 하는 서울에 계신 분들께 이 축복을 나눠드리고 싶었습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려 하시고
많이 웃고 삽시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