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

by 석이엄마 posted Oct 09, 2004
봄이 되면
꽃들이나 나무들이 잎눈을 피운다.
잎보다 꽃이 더 먼저 피우는 것들도 있긴 하지만.....

그러나 그 잎눈이 잉태되는건
봄이 아니라 겨울...가을부터이다.
그렇게 웅크린 채로 추위를 견뎌 내야만 따뜻한 시간에 모든 것을 풀어 낼 수 있는 것이다.

사람도 마찬가지.
엄마의 뱃속에서 웅크린 채로...
그를 품은 채로 힘겨운 시간을 견뎌내고서야 탄생하는 것이고
다가온 세상속으로 걸어 갈 수 있는 것이다.

겨울이란 시간은
그렇게 보면 봄, 여름의 성장에 대한 단순한 휴식의 의미뿐 아니라 다음 봄에 피울 것을
자기를 죽인 이후에
품고... 키우고.... 기다림의 인내를 가르키는건가 보다.

남편이 다시
겨울이 목전에 다가온 스산한 이계절에 서울로 갔다.
예전에 손에 익은 환경인 의류회사로.....
의류회사는 시즌의 시작을 알리는 시기가 봄이 아니고 가을이다.
가을과 겨울의 판매량으로 거의 1년을 먹고 살고
또 그 기간의  경향을 파악하는 기획에 성공해야 꽃을 피우 듯 일어난다고 한다.

그러니
몸을 웅크리게 하는 서늘함을..........
서로가 혼자 있어서 더 허전한 시기라...고 투정해서는 안된다.
우리는 모두
계절의 순서에 익숙한 습관대로 살아 갈 수밖에 없는 자연의 한 조건이니까
모두가 자기의 환경에 맞는 습관대로 맞춰 살아 나가야 하는 것이다.

그러니 지금
내가 맞이하고 있는 환경은 나에게 딱 맞는 시기이며 가장 좋은 것이다.

이렇게 생각을 바꾸면 세상이 달리 보인다.
자기가 상대하고 있는 사람이든, 환경이든, 시련이든
자기만의 순환고리에 따라 움직인다. 변해 간다.

남들과 다르다고 절망할 필요도 없고
남들 것이 좋아 보인다고 탐할 필요도 없고, 남들과 같아지고 싶을 필요도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스스로의 세포조직 하나하나에까지 입력시킬 필요가 있다.

각자의 환경에 맞는 것을 찾아 내는 것이 우선이고
다음엔
그것대로 열심히 살아 내면 되는 것이다.
오르내리는 내 순환 곡선에 따라 오르 내리며 살 것이다.

내려 가는 것을 보면서...느끼면서...
고통스럽게 생각하며 멈출 것만을 바랐지만, 다가오는대로 모두 겪어 버릴 수밖에 없었다.
이제 거의 멈춘 것을 느낀다.
바닥에 발이 닿고 숨을 쉬기 위해 수면으로 박차고 올라야 함을 생각하는걸 보니....

처해진 환경을 안좋았던 것을 겪어 낼 수밖에 없었다면
다가오는 것도
도리질하기 보다,
서글퍼 하고, 외로워 하고, 불안해 하기 보다
이젠,
저기 위에 떠서 편안한 발차기하는 수많은 인파 속으로 떠오르는 것만 남았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각자가 처해진 가장 알맞은 환경, 그 순환고리 속으로
갈등하는 허비하지 말고 힘차게 디디고 발차기해야 한다.

각자의 운명을 각자가 개척한다....
처해진대로 순응해야 할 땐 그렇게 하고
그것을 헤치고 나가야 할 땐 또 그렇게 해야 하는 것이다.
세상에 던져진 우리의 운명은 똑같은게 없다.

그러니 각자가 노력하는대로 이루어 질 수 있는 것일게다.
이 무슨 괴변이냐?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