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by 석이엄마 posted Oct 02, 2004

이 단어를 쓸때마다 이젠 늘이님을 생각하게 됩니다.
너무 이쁘고 넉넉해 보이던 품성까지....

살면서
구비구비 오르내리는 삶을 지나 가면서
기운 떨어 진다고 생각 들때마다

아직도 세상은
그렇게 좋은 사람들이 꼬물거리며 열심히 살고 있기에
자전거 바퀴마냥
어떤땐 스스로 못 움직이긴 해도
올라 타고 있는 사람이 굴리는만큼씩 쌩쌩 돌아 가고 있는게 아닐까...? 싶으니까
남들 따라 잡진 못해도
나만큼의 힘으로 열심히 굴려야겠다...는 용기가 생깁니다.

스스로가 별로 쓸모 없는 사람으로 여겨질 때마다
오히려
딱 이자리를 지켜 주고 있기때문에
다들 나가서 잘 구르고 있음이다...라는 괴변을 늘어 놓기도 했었지요.
지금
저에게는 그런 괴변이라도 늘어 놓던 그때의 용기가 필요합니다.

생각이 많은 사람은 일 저지르지 못한다는 말 또한 진실입니다.

지난 달 내내
개한테 물리고
빗물에 계단에서 구르고
골프공에 맞아서 온몸이 만신창이 되어선 반성하는 맘으로 지냈죠?

그런데 그 반성이 모자라는지

별~일 없는 추석 명절 보내며
1년내내 안걸렸던 감기
콧물이 비오 듯....목소린 쒝-시하게........미간 사이에 돌 하나 매달린 듯 무거운.....
약먹으면 좀 낫다가 약발 떨어지면 곧장 이어지는 재채기 세례....
아침이면
콘크리트벽 사이에 끼인 듯 무겁기가 말로 할 수 없을만큼..........
눈은 벌에게 쏘인 듯 팅팅 불어 터져 있고............

골룸이 별건가?
지금의 내모습이 그렇게 보여...눈동자까지 상채기 투성인가 봐여!!!!

10월이 오면?
차가운 겨울 공기를 맛보는 만큼 정신 번쩍 들 줄 알았더니....
아직
털어 버리지 못한 찌꺼기들이 정리가 안됐다고 더 반성하란 말씀인가...? 싶네요.

지금
제게 닥쳐진 가장 큰 숙제는 아이들 수능 시험인데
이제 한달 보름쯤?

스스로 만든 틀 속에서
헤어 나지 못하는 성향의 자신이 어떤 땐 흐뭇하기도 하지만
어떤 땐 보는 사람까지도 답답하게 만들기도 하지요.

지금 스스로도 답답해 하고 있습니다.
그 틀 속에서나마 맡은 역할 충실했던 예전의 굳은 신념이 간절한 요즘입니다.

여섯번째 '부처' 즉 육조라고 불리는 혜명대사가
"흔들리는 저 깃발은 바람때문인가?" ...   라고 물으십니다.
" 내마음때문이다".......... 라고도 하십니다.

다 내탓이라고 하네요.

마구 흔들리는 이시간도
삶을 정리할 때쯤엔 소중해 질 수도 있을테지만
큰 아름드리 나무가 없어서
붙잡고 버틸 수 없다는 생각으로 가느다란 이 덩쿨나무는 방황 합니다.

다른 식구들에게
비바람속에서도 쉬어 갈 수 있는 가지 많은 은행나무되던 시절이 있었는데
물이 들어서 잎들이
처참하지만 이쁘게 바닥에 쌓이니깐
사람들은 그 열매에만 관심있을 뿐 헐벗어 부끄러운 가지에는 관심이 없네요.

늘 그랬 듯이
잎을 피워서 그늘을 만들고
비를 막아 주고
열매맺기를 당연히 여기기만....힘들어 기댈 곳 찾는 줄은 아무도 모른다는 것.

어느 날
큰 태풍 하나 올때
그 핑계로 확- 쓰러져 버릴까...? 도 싶지만
그래도
그자리에 다시 세워질 것처럼 비척비척 일어나야겠다는...생각을 할 수밖에 없으니

그래서 슬프기도....원망스럽기도....힘 나기도....큭!
웃긴다. 써 놓고 나니깐.....
무슨 말인지 나도 모르겠다~~~ㅇ.

사람은 사람이 희망이다......이말 하려구 이러나 봐요.
해피 추석 했겠죠? 다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