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의 외할머니....

by 석이엄마 posted Sep 21, 2004

할머니 편찮으셔서
슬플 주라님께 힘되는 이야기는 아닐 듯 싶지만
....................

연년생으로 태어났던 동생때문에
억지로 젖을 떼고
일하시는 엄마가 아파서 저는 외갓집에서 자랐습니다.
그래서
외할머니에 대한 정이란 엄마같은 느낌...?

그분이
제가 서울서 결혼생활 시작한지 5년쯤
아직 기반을 못잡고 하루하루를 허덕이며 사는 동안에
제대로 잡비 드려 보지도 못했었는데 편찮으시다고.....
그 이후로 겨우 두어번밖에  못뵈었는데 돌아 가셨다고....

부랴부랴 내려 왔는데
벌써 입관해버려서 얼굴도 못보게 되었고
그게 더 서러워
믿기지 않아서 '왜 벌써 닫았느냐고' 울부짖었죠?

집에 도착하자마자 제손을 놓고는 통곡하기만 하던 엄마가 이상했던 다섯살짜리 제딸이
영문도 모르면서 따라 울며  '왜 우냐고...?' 묻는데

제가
'외할머니가 돌아 가셔서 슬퍼서 운다'..고 했죠?

그랬더니 제딸 심각하게 제옷자락으로 눈물 닦아 주면서 하던 말.....

'울지마 엄마!  외할머니 저기 있잖아?'

제딸이 쳐다보는 눈길을 따라가 보니 글쎄?

제엄마가 부엌에서 열심히 초상 음식 만드는 지휘하시는 중!!!!!!

그러니까
제외할머니가 돌아 가셨다고 우는데
제딸은 지 외할머니는 부엌에 계시니까 울지 말라고 얘기했던 해프닝.......!!!!!!!!!

초상집에 웃음보가 터졌대나~~~? 뭐래나?

다들 힘내세요.

자연의 법칙이란
아름다운 꽃 피우는 그 이상으로 가혹하기도 하단 걸.
받아 들일 수밖에 없는 것이 슬프지만요

계시는 동안이라도
자주 찾아 뵙고
그게 안되면 자주 전화드리고
자주 애교떠세요...
그분들께 많은 웃음 드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