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by 석이엄마 posted Jul 30, 2004

기대한만큼 잘 나왔을 때보다
오히려 기대한 것보다 못하게 되어 나왔을 때가 더 많았죠만
그래서 도자를 "불의 조화" 라고 표현하죠.
만들때보다 그이후에
유약이나 가마속에서의 변화에 의한 돌연변이같은 결과를 예측할 수 있을만큼의
노력이나 감각, 200%의 인내가 요구되는 작업이라는 말이겠죠.

그런데 전 아직도
제가 원하는 작업이 뭔지조차도 확립하질 못했고
그런 결과를 이끌어 나갈 수 있을만큼의 경험이나 실력을 갖추지도 못했을 뿐더러
그런 정도의 실력을 연마할 수 있을 장소도 가지고 있지 못한터라
늘 애타는 목마름만 가슴에서 불태우고 있을 뿐입니다.

이번엔
왠지
작업할 때 순조로웠던 때에는 결과도 좋았던 적이 많았더라....는 것에 기대를 또 합니다.

가장 쉽게 시작할 수 있지만
가장 어렵기도 한
도판작업을 했습니다.
벽에 붙은 부조.....같이 보이는 문자를 그림처럼 변형시킨....액자로 만들기 위해.

오늘 확인하러 갑니다.
아직은 덜 식은 가마속에서 제모습을 제대로 확인시켜 줄런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물끄러니 모습을 바라볼 순 있을겁니다.
짝사랑하는 사람을 훔쳐 보듯이.

액자로 만들면 보기 좋겠다...아니다 이번에도 만족스럽지 못하다.....
두세시간 뒤면
판단할 수 있을겁니다.

다녀와서 보고할께요.

그다지 욕심이 크지 않은 사람이라서
늘 제 욕심만큼의 만족도를 맞추어 가곤 합니다.
그래서
썩 좋아 보이지 않아도 어느 한부분 예쁘면 그냥 만족해 버리려 합니다.

이번에도 역시
그럴 준비를 하고 떠납니다.
남편을 만났을 때도....
아이를 키울 때도...
공부시킬 때도....
친구를 만들 때도...
늘 기준치를 낮추어 놓고 시작하니까, 욕심을 아주 낮춰놓고 시작하니까,
실망이 그만큼 적어지긴 하지만 발전이 없는 편이랍니다.

에이 그냥 다녀 와서 다시 떠들께요.
기대해 보시라...구용.